광해군 1년, 강원도에서 UFO 출몰 사건이 벌어졌다. 인기 드라마인 별에서 온 그대는 진짜로 있었던 일일까? 조선왕조실록을 봐보자
광해군 UFO, 드라마가 아니라 ‘다큐’였다
2013년, 대한민국을 강타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주인공 도민준(김수현)은 400년 전 조선 땅에 불시착한 외계인으로 설정되어 있다.
많은 사람이 이 설정을 단순한 작가의 상상력이라 생각하지만, 놀랍게도 이것은 100%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설정이다.
때는 1609년(광해군 1년). 조선의 국가 공식 기록물인 <광해군 일기>에는 현대의 SF 영화를 방불케 하는 기이하고 구체적인 ‘미확인 비행 물체(UFO)’ 목격담이 기록되어 있다. 한두 명이 본 헛것이 아니었다. 강원도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빗발친 보고였다.
조선 하늘에 나타난 그 물체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광해군 UFO, 일기의 기록
<광해군 일기> 20권, 9월 25일 자 기록에는 강원도 관찰사 이형욱이 올린 긴급 보고서가 실려 있다. 내용은 8월 25일 사시(오전 9~11시) 경, 강원도 간성, 원주, 강릉, 춘천, 양양 등 5개 지역에서 목격된 기이한 현상에 대한 것이다.
보고서의 묘사는 소름 끼칠 정도로 구체적이다.
“하늘에 쨍쨍하게 해가 떴는데, 갑자기 어떤 물체가 햇무리처럼 보이더니 움직였다.”
단순한 날씨 현상이 아니었다. 각 지역 목격자들의 진술을 종합해 보면 이 물체는 분명한 형체와 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UFO의 모습은 세숫대야, 호리병, 그리고 천둥소리
실록에 묘사된 UFO의 모습은 다음과 같이 설명되어 있다.
- “모양이 큰 세숫대야(동이) 같았다.” (원반형 UFO와 유사)
- “위는 뾰족하고 아래는 둥글어 마치 호리병 같았다.” (현대의 돔형 UFO 묘사와 흡사)
빛과 색깔에 대한 묘사도 있는데 그는 다음과 같다.
- “처음에는 붉은색이었다가 점점 하얗게 변했다.”
- “붉은 기운이 베 쪽같이 길게 흘러내렸다.”
마지막으로 미확인물체로 인해 소리도 발생을 했는데 생생하게 서술하고 있다.
- “천둥과 같은 소리가 났으며, 천지가 진동했다.”
- “북을 치는 듯한 소리가 났다.”
가장 충격적인 묘사는 양양 지역의 기록이다.
“땅바닥에 멈췄다가 다시 솟구쳐 올랐는데, 그 밑에서 마치 불기운이 땅에 떨어지는 듯했다.”
이것은 현대의 로켓이 이착륙할 때 추진체가 불을 뿜는 장면을 묘사한 것과 놀라울 정도로 일치한다. 당시 조선 사람들에게는 ‘로켓’이라는 단어가 없었기에 ‘불기운이 떨어진다’고 표현했을 것이다.
유성인가, 외계 문명인가?
현대 과학자들은 이 현상을 ‘화구(Fireball, 거대한 유성)’로 해석하기도 한다. 유성이 대기권에 진입하며 타오르고, 소닉붐(음속 폭음)을 일으킨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의문점은 여전히 남는다.
먼저 유성은 중력에 의해 떨어지기만 한다. 하지만 기록에는 “공중에 멈췄다”거나 “솟구쳐 올랐다”는 표현이 등장한다.
그리고 지속 시간이 있었다. 유성은 순식간에 사라지지만, 이 현상은 강원도 5개 지역에서 꽤 오랜 시간 관측되었다.
뿐만 아니라 확실히 형태에 대한 묘사도 있었다. ‘세숫대야’나 ‘호리병’ 같은 구체적인 형태 묘사는 꼬리를 길게 늘어뜨리는 유성과는 차이가 있다.
과연 그것은 우연히 떨어진 거대 유성이었을까, 아니면 정말로 도민준이 타고 온 우주선이었을까?
당시 조정의 반응 “하늘의 경고다”
당시 조선 조정은 발칵 뒤집혔다. 광해군은 즉위 초반이었고, 왕권이 불안정한 상태였다. 신하들은 이를 두고 “하늘이 내린 흉조(불길한 징조)”라며 왕에게 반성하고 근신할 것을 요구했다.
광해군은 이 기이한 현상 때문에 죄인들을 풀어주는 사면령을 내리고, 몸가짐을 조심해야 했다. 하늘을 나는 호리병 하나가 조선의 정치를 흔들어 놓은 셈이다.
결론: 조선왕조실록의 미스터리
<조선왕조실록>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기록 유산이다. 왕이 말하다가 말에서 떨어진 것까지 적을 정도로(‘적지 말라’고 한 것까지 적음) 사실적이고 꼼꼼한 기록물이다.
그런 실록에 UFO 목격담이 버젓이, 그것도 아주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우리가 아는 역사의 하늘 위에는, 우리가 보지 못한 무언가가 떠 있었을지도 모른다. 1609년의 그날처럼 말이다.